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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떠난 아프간, ‘탈레반-알카에다-IS’ 그 역학관계의 추이 -2- - 탈레반, ‘알카에다와 밀월관계 유지 vs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 사이 줄타기?
  • 기사등록 2021-10-02 10: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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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도 받고 싶은 탈레반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이슬람 국가로서 그들 자신의 강경 원칙을 고수하는 것과, 자신들의 통치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일부 양보를 하는 것 사이,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다/사진 AFP통신 제공

미국과 탈레반의 협정을 축하한 이후, 알카에다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아프간 상황에 대한 공식 성명을 중단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efense Intelligence Agency)에 따르면, 탈레반은 알카에다에 "미군과 연합군이 철수를 끝낼 때까지 활동을 제한해 달라."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는 올해 8월 31일 마지막 미군 병력이 카불에서 철수함에 따라 이러한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실제로 미군 철수가 끝나고 불과 몇 시간 후 탈레반과 전체 이슬람 공동체의 "역사적 승리"에 대해 축하하는 서면 성명을 발표했다. 

알카에다의 성명에 따르면, 이번 탈레반의 아프간 탈환은 IS의 주장대로 ‘이교도와의 타협이나 화해’가 아니라, 탈레반의 지하드야말로 이교도 국가를 올바로 다루는 방법이란 사실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유럽의 오만, 또 이슬람 영토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려던 그 욕망의 시대의 종말을 알린 것이었다. 

알카에다는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를 ‘이슬람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 지하드를 전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시대’로 정의했다. 이들에게 탈레반의 승리는 "신의 도움과 힘으로 우리 이슬람교도가 억압적인 악마의 통치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할 길을 열어준 사건"인 동시에 "시온주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자의 점령으로부터 이슬람 팔레스타인의 해방의 길도 열어줄 사건"이었다. 

예멘, 시리아, 북아프리아 등에 있는 알카에다의 지역 지부들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에게 미국의 아프간 철수는 탈레반이 "지하드의 길을 고수하고, 지하드야말로 승리를 위한 유일한 길이란 걸 입증한 사건"이었고, "이슬람 국가 침략자들을 추방하고 영광스러운 승리로 나아가는 사건"이었다.  

물론 IS에게는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어떤 종류의 '승리'를 일궈냈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었다. 2020년 도하 합의 발표 이후, IS는 탈레반의 종교적 이탈의 증거로 도하 합의를 추가했다. IS 공식 소식지는 탈레반이 미국을 '새로운 동맹'으로 받아들인 것을 맹렬히 비난하며, 도하 합의로 인해 탈레반이 IS에 대항해 미국과 음모를 꾸며온 사실이 만천하에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들에 따르면, 도하 합의는 “배교도인 탈레반 민병대와 미국 십자군 사이의 지속적인 동맹을 위한 위장 사건”일 뿐이었다.

또 IS에게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은 "한 우상숭배 통치자로부터 다른 우상숭배 통치자에게로의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지나지 않았다. 8월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IS 소식지는 이번 사건을 지난해 도하 합의의 '자연스런 결과'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탈레반은 미국에게 9/11과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미국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탈레반을 권좌에 복귀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이 탈레반을 타락시키고 그 자신의 종교로부터 돌아서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꼬집었다. 알카에다와 IS 사이에는 이처럼 서로 간에 메울 수 없는 거대한 간극이 있다. 

한편, 탈레반은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아프간의 합법적 통치자로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것, 이 두 가지를 모두 원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로컬 지하드’인 탈레반은 공식적으로는 ‘글로벌 지하드’인 알카에다의 초국가적 의제를 공유하지 않는다. 적어도 그들 자신의 주장대로라면, 탈레반의 관심은 아프간에서 시작해 아프간에서 끝난다. 전 세계에서 이슬람 국가의 영향력 증대를 목표로, 철저한 점조직으로 움직이면서 비(非)이슬람권 국가에까지 세력을 뻗치려는 알카에다와는 목표와 이데올로기, 또 모집대상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탈레반은 지난 20년간 알카에다와 긴말한 관계를 맺어왔다. 올해 초 발표된 UN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에 있는 알카에다의 주둔 인원은 약 15개 주에 걸쳐 수십에서 수백 명 사이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관계가 단절될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들의 끈끈한 관계는 “결혼이라는 개인적 유대감과, 투쟁한다는 사실로부터 공유된 동반자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현재는 2세대 간 유대를 통해 더욱 공고해졌다”라고 전했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지난 20년간 미국에 함께 맞서 싸워왔고, 그러는 과정에서 혈맹관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도 받고 싶은 탈레반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이슬람 국가로서 그들 자신의 강경 원칙을 고수하는 것과, 자신들의 통치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일부 양보를 하는 것 사이,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다. 

탈레반이 알카에다에게 은신처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공격을 계획하고 진행하려는 알카에다를 제재하는 시나리오가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알카에다가 아프간에 재집결하고, 자금을 조달받고, 선전물을 만들면서도, 타 국가에 공격작전을 개시하는 것만큼은 금지되는 피난처로서 아프간이 역할 할 가능성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더라도, 알카에다는 아프간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세우는 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탈레반의 아프간 복귀는 알카에다에게는 10여 년 만에 조직을 재건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 기회를 붙잡기에 현재 여건이 썩 좋지는 않다. 

우선 최근 몇 년 동안 알카에다의 핵심 지도층이 사망한 부분이 크다. 지난해 8월 알카에다 2인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마스리가 이란 수도 테하란에서 총살됐고, 그로부터 2개월 뒤에는 고위 간부인 후삼 압드 알라우프가 아프간에서 살해되는 등 핵심 지도부가 제거되며 조직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무인기 공습으로 인한 사망 건도 여럿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알카에다의 지도자 자와히리는 70대의 노년인데, 차기 지도자로 지명되고 있는 사이프 알-아델을 포함해 몇몇 알카에다 지도자들은 현재 이란에 발이 묶여 이란을 떠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문제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교리를 원칙으로 하는 알카에다가 시아파의 본산이라 할 만큼 국민 다수가 시아파인 이란과는 종교적, 정치적으로 척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란에 거주하는 사이프 알-아델이 알카에다의 지휘를 맡으려 할 경우, 알카에다 내 강경파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많은 알카에다 지역 지부가 알카에다 고위 지도부에 의해 직접 통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핵심 지도부와 이들 지역 조직 사이에는 목표와 전략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전자가 미국이나 그 동맹국 등 '글로벌 적'에 대한 투쟁을 우선순위로 둔다면, 후자는 자신들이 위치한 현지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 알카에다의 지도자 자와히리는 지난 2013년 IS가 알카에다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2016년 시리아 지부의 자바트 알-누스라가 조직으로부터 나가는 것도 막지 못했다. 따라서 강력한 중앙 지도부가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알카에다 네트워크 전체가 붕괴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IS는 탈레반과 알카에다 두 세력 틈 사이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하려 노력할 테지만, 아프간 내에서는 지지도 측면에서나 인력이나 자원 측면에서 모두 탈레반에 필적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알카에다가 탈레반 정권에 의해 적절히 통제된다면, 미군이 향후 수행할 무인기 공습에 있어 주요 목표는 IS일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이에 대해서는 탈레반이 미군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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